📣 회고인 만큼, 어투를 좀 다르게 써볼까 합니다.
상당히 늦은 회고
벌써 5월이 끝나간다. 1분기 회고를 쓰려고 했는데 어느새 5월 말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번엔 아예 25년 1월부터 5월까지를 되돌아보기로 했다.
이 기간 동안 늘상 있던 회사일을 한 것 같지만 돌아보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꽤나 다이나믹한 5개월이었던 것 같다.
1월: 블로그 만들기 성공 🎉
- 새해 첫 목표, 나만의 공간 만들기2025년의 첫 목표는 명확했다. 나만의 기술 블로그를 만드는 것.
사실 velog도 있고 tistory도 있는데 굳이 왜?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냥... 만들고 싶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면 자신만의 공간 정도는 직접 만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일종의 낭만과 고집이었을 수도 있다.
-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처음엔 "금방 만들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다크모드, 반응형, SEO 최적화까지... 신경 쓸 게 정말 많았다. 특히 MDX로 글을 작성할 수 있게 하는 부분에서 꽤 헤맸다.
하지만 완성하고 나니 뿌듯했다. 버튼 하나, 애니메이션 하나에도 내 손길이 닿아있다는 게 그렇게 만족스러울 줄 몰랐다.
- 블로그 글 쓰면서...
블로그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최신 기술들을 써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경험이 나중에 이직할 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단순히 "이걸 써봤어요"가 아니라 "이걸 왜 선택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적용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거다.
다만 그 과정을 생각하고 글로 옮기는 과정이 어려웠다. (여전히 어렵다.) 좀 더 명확하게 정리하고 싶은데, 글쓰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꾸준히 쓰다 보면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계속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책도 읽고,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도 참고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려고 노력중이다.
2월-3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다
- 그냥 회사일... 했지만 의미 있었던 시간들이 시기는 꾸준히 내 공부를 하며, 그냥 회사 일에 집중했다. 돌이켜보니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이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 1일 1커밋
어쩌다 보니, 매일 잔디를 심게 되었고 어? 한번 꾸준히 1일 1커밋을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지만, 매일매일 작은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게 정말 큰 성취감을 주었다. (다만 퇴근후 너무 피곤한데.. 커밋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좀 있긴 했다. 😅)
- 문제 해결의 재미
2년 반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 이거 왜 갑자기 안 되지?" 하는 순간들이었다. 1년 동안 잘 작동하던 기능이 갑자기 이상하게 동작한다든지... 이런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정말 재밌었다. 때로는 오픈소스 이슈를 뒤져보기도 하고, 때로는 밤늦게까지 원인을 찾기도 했다. 해결했을 때의 그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또한 내가 배웠던걸 회사 프로젝트에 적용해서 성능 개선이 되거나 DX가 좋아지는 순간들이 정말 뿌듯했다.
- 동료들과의 시간
회사에 시니어 백엔드 개발자분이 합류하시고,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간의 협업이 훨씬 원활해졌다. 서로의 기술 스택을 이해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 특히, 백엔드와 프론트엔드가 함께 고민해서 만든 API가 잘 작동했을 때의 그 성취감은 정말 좋았다.
또한 그분이 주셨던 지식 인사이트도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4월: 변화에 대한 갈망
슬슬 새로운 도전이 하고 싶어졌다사실 작년 초부터 이직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연차도 부족했고, 아직 배울 게 많다고 생각했다. 또한 내가 해보고 싶은 걸 자유롭게 시도해볼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고 프로젝트에 적용해 나가면서 나름 보람을 느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보고, 기존 시스템을 개선해보고, 때로는 실패도 하고... 그런 경험들이 정말 소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고민과 이슈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들과 어려웠던 도메인, 그리고 개인적인 성장의 한계들... 등이다. 이런 바꿀 수 없었던 것들 때문에 결국 이직을 결정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부분도 돌이켜 보면, 내가 갖고 있었던 이슈나 고민들을 상급자에게 말하지 않았던 게 아쉬운점이다. 그분들은 내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자세히는 몰랐을 것이다. 말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냥 나약해보이기 싫었고, 그냥 내가 견디면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제도도 규칙이고 규칙을 지켜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소통하지 않으면서 혼자 끙끙 앓았던 게 더 비효율적이었던 것 같다.
견딤의 역치는 점차 높아졌지만, 스트레스가 그보다 더 빠르게 강해져서 결국 그 역치를 넘어버리것이다.
5월: 드디어 면접의 시간 그리고 헤어질 준비
- 떨리면서도 설렜지만 화났던 한 달5월은 정말 숨가쁜 한 달이었다. 4월말 부터 시작한 면접이 끝이 나고 좋은 결과를 받았다. 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퇴사 통보를 하고난 뒤, 화가 나는 일들도 많았다. 퇴사 처리 과정에서의 좋지 못했던 경험, 그리고 개발하면서 써드파티 쪽의 이슈들로 계속 내 일이 block되고 일정이 미뤄지고...
정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여러 상황으로 인해 감정적으로 힘든 순간이 있었지만, 최대한 성숙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했다. 이직을 결심한 후에는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QA 작업을 하고, 틈틈히 문서화를 더 체계적으로 진행했으며, 마지막으로 가장 해보고 싶었던 스토리북 세팅까지 완료하면서 회사에서의 일들을 정리해나갔다.
문서나 코드도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결국 레거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새로 올 분이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적응하고 일할 수 있도록 정리해두고 싶었다.
- 작별 인사5월 말, 약 2년 반 동안 함께했던 회사와 작별 인사를 했다. 내 20대 후반의 페이지를 채워준 곳이고, 또 첫 회사, 첫 퇴사라 어떤 감정일지 궁금했는데.. 이미 마음이 떠나 있었던 거였을까 솔직히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다.
대문자 I라, 뭔가 말로 퇴사 인사를 전하기 쑥쓰러워서 예약발송으로 감사메일을 적었다.
답장으로 온 메일을 보니, 내 커리어 첫 시작을 좋은 분과 함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분의 말대로 내 선택이 옳게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다시 한번 블로그를 빌려, 보실진 모르곘지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 시간들을 통해 느낀 것들
- 성장은 편안함 밖에서 일어난다2년 반 동안 한 회사에 있으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모든게 너무 익숙해졌다. 성장은 편안함을 벗어날 때 일어난다는 걸 깨달았다.
블로그 만들기도 그랬고, 이직 준비도 그랬다. 처음에는 어렵고 막막했지만,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 기록의 중요성블로그를 만들고 꾸준히 글을 쓰면서 느낀 건데, 기록이 정말 중요하다. 당시에는 당연하게 느꼈던 일들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결국 모든 일은 사람과 함께 하는 거다.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할 때 가장 행복했고, 가장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의 다짐
-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6월부터는 새로운 회사에서 일하게 된다.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하지만 이런 걱정들도 결국은 성장의 신호라고 생각한다.
- 계속 기록하기앞으로도 이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쓸 생각이다. 기술적인 내용도 좋지만, 이런 회고나 일상 이야기도 계속 남기고 싶다.
언젠가 다시 읽어봤을 때 "아, 이때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하고 미소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명색이 기술블로그니 회고섹션을 좀 분리 시켜 볼까 한다.
마무리하며
돌이켜보니 정말 알찬 5개월이었다. 블로그 만들기라는 작은 목표도 이루었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리고 올해 목표로 세웠던 이직까지 이룰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성과다. 처음에는 막막했던 일들도 하나씩 해보니 못 할건 없었다.
6월부터는 또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다.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될거라고 생각한다.
"변화는 무서운 거지만, 그 무서움을 이겨낼 때 진짜 성장이 시작된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으니까.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기록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게 정말 뿌듯하다.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들을 이곳에 담아가고 싶다.